나의 회화는 완성이나 조화로 회수되기 이전의 상태에 머물고자 한다. 그 안에는 불안, 절망, 충돌, 흔들림, 그리고 아직 사라지지 않은 호흡이 존재한다. 나는 이러한 요소들을 해결된 것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끌어안은 채 계속 존재하는 상태로 화면에 머물게 하고자 한다.
최근 작업에서 나에게 중요해진 것은 ‘미완’이라는 감각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미완성이나 중간에 방치된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화면이 하나의 안정된 결론으로 닫히려는 압력을 받아들이면서도, 끝까지 닫히지 않는 것,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것, 완전히 균형을 이루지 않는 것을 의식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다.
내가 지향하는 것은 완성된 질서의 제시가 아니다. 색채의 충돌, 흔적의 중첩, 움직임의 단절, 밀도의 불균형, 남겨진 여백. 이러한 서로 다른 요소들이 하나의 답으로 정리되지 않은 채, 여전히 같은 화면 안에서 공존하는 것. 그 안에서 나는 인간이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방식과 가까운 무엇을 본다. 우리는 상처나 균열을 완전히 해결한 뒤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그것들을 안은 채 다음의 시간으로 나아간다. 나에게 회화란 이러한 미해결의 상태를 부정이 아니라 긍정으로 다시 받아들이기 위한 장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완’은 나의 작업에서 단순한 인상이 아니라, 화면을 성립시키는 구조적인 판단이 되어가고 있다. 어디까지 나아갈 것인가, 어디에서 멈출 것인가, 무엇을 해결하지 않은 채 남길 것인가, 어떤 충돌을 의도적으로 유지할 것인가, 어떤 여백을 호흡으로 남길 것인가. 이러한 선택들을 통해 나는 ‘닫히지 않음으로써 성립하는 회화’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현재의 작업에서는 이 ‘미완의 긍정’을 하나의 연작적 주제로 심화시키고 있다. 작품마다 색채, 구조, 시간성, 감정의 밀도는 다르지만, 일관되게 묻고 있는 것은 해결되지 않은 것을 끌어안은 채, 화면이 어떻게 여전히 성립할 수 있는가이다. 나에게 긍정이란 단순히 밝음이나 구원을 의미하지 않는다. 완전히 무너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것, 호흡이 사라지지 않는 것, 과잉 속에서도 여전히 틈이 존재하는 것, 상처를 지우지 않은 채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 그러한 방식으로 긍정은 드러난다.
나의 회화는 하나의 완성된 세계를 제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여러 감정, 여러 시간, 여러 흔적들이 완전히 닫히지 않은 채 공존하는 장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 미완성은 결핍이 아니라, 열려 있는 채로 살아가기 위한 형식이며, 나는 그 안에서 회화가 지금도 여전히 지닐 수 있는 절실함을 본다.